트렌드 코리아 2019, 원자화·세분화 되는 소비
- 리뷰/책리뷰
- 2019. 4. 6. 20:08
매년 어김없이 구매해서 읽게 되는 책. 워낙 빠르게 변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매년 한 번씩 읽으면 변화에 대해서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어서 좋다. 올해의 키워드는 황금 돼지해에 맞추어서 'PIGGY DREAM'이다.
1. Play the Concept 컨셉을 연출하라
그냥 좋아서는 안 된다, 컨셉이 있어야 한다. 가성비나 품질보다 컨셉이 화두가 된 시대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컨셉을 연출하는 '컨셉러'를 자처하며, 직관적인 미학, 순간적인 느낌, 가볍고 헐거운 컨셉에 빠르게 반응한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많은 기업들 역시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컨셉 개발에 열심이다.
컨셉에 죽고 사는 소비자들은 셀카 한 장도 특별한 상황을 만들어 찍기 위해 자신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컨셉이 분명한 전시회나 특별한 이벤트를 찾고 있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세대가 바로 반응하는 것은 짧고 재미있는 컨셉이다. 나아가 컨셉만 확실하다면 대충 만들어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있는 소비'가 만족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쾌락적이고 유희성이 강한 '컨셉 있는 소비'가 더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끊임없이 유동하는 감각적인 젊은 세대는 이미지에 열광하고, 기능이 아니라 컨셉을 소비한다. 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이해보다는 가벼운 터치와 직관적인 감성이다.
이제 기업들은 자기만의 컨셉을 가지고 고객들과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구매의 근거가 이유에서 컨셉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마케팅하지 말고 컨셉팅하라.
* 사진의 시대라고 책에서 주장했는데, 사진의 시대라기 보다는 영상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Youtube만 봐도 영상의 시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 사진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스타그램도 동영상 서비스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 마미손이 인기를 끈 것도 독특한 컨셉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 Invite to the 'Cell Market' 세포마켓
유통이 세포 단위로 분화하고 있다. 수많은 1인 사업자들이 SNS를 기반으로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한 정보와 상품을 팔고, 1인 크리에이터들은 자기만의 콘텐츠를 모바일 라이브로 방송한다.
이들은 기존의 대형 유통 기업이나 방송사들과 협업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
이런 트렌드의 배경에는 세포 단위의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인 세포마켓, 소비자가 직접 판매한다는 의미인 셀슈머가 있다. 이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기만족을 추구하면서 유급 생산을 하며 자신의 SNS에서, 영상 기반 플랫폼에서, 혹은 전통적인 유통에서도 '새판'을 만든다.
세포마켓의 발달은 여러 가지 요인의 복합적인 산물이다. 우선 플랫폼이나 결제 기술이 발달하면서 개인의 유통시장 진입이 극도로 쉬워진 점을 들 수 있다. 취업은 어렵고 자영업은 고전하는 상황에서 여러 직업을 수행하는 'N잡러'가 소비자를 직접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저성장기를 맞아 창업을 장려하고, 안전하고 가성비 높은 투자를 모색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커졌다. 개인의 취향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소비자 커뮤니티가 늘어나면서, 이 새로운 유통 질서가 탄력을 받고 있다.
세포마켓은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인 것만큼은 분명하지만 소비자 기만으로 인한 피해나 유해 콘텐츠와 같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마켓의 발전을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세포마켓의 도약을 위해 다양한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3. Going New-tro 요즘옛날, 뉴트로
40대가 유년 시절에 신던 추억의 운동화가 10대들의 패션 잇템이 되고, 촌스러워 보이는 빅로고 디자인의 티셔츠가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출시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복고 음료와 과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디자인의 가전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럭셔리 시계 브랜드는 최첨단 스마트워치에 맞서 50년도 더 된 구모델을 복각하고 있다.
복고의 열기가 뜨겁다. 복고는 수시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트렌드이지만, 이번 복고는 중장년층이 아닌 1020세대를 공략하는 새로운 복고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트렌드 코리아 2019』는 이를 '돌아온 복고, 레트로'가 아니라, '새로운 복고, 뉴트로'라 명명한다.
레트로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지난날의 향수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모르는 1020 세대들에게 옛것에서 찾은 신선함으로 승부한다.
뉴트로 감성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는 모자람이 주는 충족감, 불완전함이 갖는 미학에 매력을 느끼며 낡고 보잘것없는 것에서 정신적 충족감을 얻는다.
뉴트로는 기업에게 도전이자 기회다. 자사만의 독창성 전통성, 즉 오리지낼리티와 헤리티지를 확보하고, 사물의 이야기인 잇스토리를 들려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품과 브랜드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축적, 아카이빙이 지금이라도 필요하다.
뉴트로는 과거라는 이름의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설렘이다. 그래서 과거의 무조건적인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미학적 감성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뉴트로는 단지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 레트로(Retro) : 과거의 재현
- 향수, 친밀감 / 40~50대
* 뉴트로(Newtro) : 익숙하지 않은 옛 것
-새로운 콘텐츠, 아날로그 감성 / 10~20대
4. Green Survival 필환경시대
친환경이 아니라 필환경이다. 그동안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하면 좋은 것' 혹은 자신의 개념을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필환경의 시대가 됐다.
재활용 플라스틱 대란은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에 관한 정책 변화와 더불어 실제 우리 삶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프리사이클링과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펼치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함께 기업들의 친환경 캠페인도 확대되는 추세다.
패션에서도 환경과 자원을 생각하는 컨셔스 패션 바람이 거세다. 새활용을 의미하는 업사이클링은 재활용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며 제품을 리디자인한다.
필환경은 잔인한 동물실험을 거부하는 크루얼티 프리 제품으로 이어진다. 채식주의는 확장된 형태의 비거니즘 운동으로 발전하며 원 헬스, 원 웰페어 사상을 확대시킬 것이다. 또한 프리덤푸드를 강조하는 동물복지는 인간과 동물의 건강한 공존을 위한 필수사항이 될 것이다.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 시대로 이동하면서 자원과 환경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대와 협력, 그리고 소비자들의 작은 실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자연스럽게 친환경에 참여할 수 있는 즐거운 게임과 축제의 방식이 도입되며, 에코 페어런팅과 같은 친환경 소비자교육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친환경 트렌드에서 필환경 시대로 이행하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2019년,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호나경지향 소비가 질적·양적으로 모두 성숙하게 자리 잡는 한 해가 될 것이다.
* 개인적으로 '필환경'이 가장 인상깊었던 키워드이다. 작년 심각한 폭염을 겪으면서 진짜 이러다 지구가 멸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삶이 팍팍한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면서 소비를 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5. You Are My Proxy Emotion 감정 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
자기 감정을 스스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은 "나 화났다"는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고, 연애나 여행을 액자형 관찰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신 경험하며, '대신 욕해주는 페이지'에 들어가서 차오른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으로 감정을 외주 준다. 본능적이고 삶에 필수적인 감정 표현을 대리인에게 맡기는 것이다.
감정대리인을 찾는 유형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감정대행인'을 통해 자기 감정을 대신 느끼는 사람들이다. 극사실주의를 추구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대리 연애를 즐기고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행위로 명품 쇼핑을 대신한다.
두 번째는 '감정대변인'에게 자기 감정을 대신 표현하도록 맡기는 사람들이다. 리액션을 대신해주는 패널을 중간에 끼운 '액자형' 관찰예능 프로그램을 즐기고 뉴스를 읽을 때도 기사보다 댓글을 먼저 읽으며 타인의 감정을 먼저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감정관리인'이 자기 감정을 대신 맞춰주기를 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감정 코칭이나 감정 큐레이션 서비스가 자신의 기분을 맞춤형으로 조절해주기를 바란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가까이 상호작용하며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더 힘들어하는 디지털 원주민들, 온갖 걱정을 안겨주고 동시에 행복을 강요하는 감정 과잉 사회 속에서 정작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진 사람들이 감정대리인을 찾고 있다.
이처럼 현대인의 약해진 감정 근육을 보살피고 키워줄 존재가 필요해진 시대에 체험경제는 이제 감정경제로 진화 중이다.
이에 기업들은 자신만의 색깔이 살아 있는 경험, 디테일하고 독창적인 매력, 그리고 진정성이 녹아 있는 감정표현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 이 부분을 읽으면서 평소 나의 모습을 가장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댓글부대의 존재를 알게 된 후에는 그러지 않지만 과거에 나도 뉴스를 볼 때 댓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었다.
6. Data Intelligence 데이터 인텔리전스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인공지능에서 데이터 지능으로 다시 한 번 진화한다. 정보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데이터-알고리즘-인공지능이 서로 맞물리며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 주도형 의사결정을 '데이터'와 결정을 뜻하는 영어 단어, 'decision'을 합친 새로운 용어인 '데시전(decision)'이라고 부를 수 있다.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의 생산성은 5%, 이윤은 6%가량 경쟁사를 앞서나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미 데시젼의 활용은 비단 첨단 IT 기업뿐만 아니라, 의료·엔터테인먼트·어뮤즈먼트·미용·패션·물류·금융·공공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데이터 인텔리전스는 누가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감시하거나, 국민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정치적 용도로 이를 사용한다면 인권 침해는 물론이고, 엄ㅊ어난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게 될 것이다. 또한 국경이 없는 온라인 데이터의 성격상, 그 수집 및 활용과 관련해 전 세계가 공동으로 법적·제도적·기술적 기반을 갖출 필요도 제기된다.
산업의 발전과 소비자 정보 보호의 균형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향후 데이터 인텔리전스의 활용은 기업과 국가 경쟁력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이자, 필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승자가 결정된다. 우리는 의사 결정 패러다임의 모멘텀이 바뀌는 바로 그 순간, 데시젼 포인트에 와있는 것이다. 이제 데이터가 말하게 하라.
* 데시젼은 뭔가 쓸데없이 신조어로 만든 느낌이 든다.
* 21세기의 석유는 데이터이다. 애플, 아마존, 국글, 페이스북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데이터를 많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 하고자 하는 것도 데이터를 모아서 자동으로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7. Rebirth of Space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공간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유통 공간이 카페로, 도서관으로, 책방으로, 강연장으로, 전시회장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중이다.
현대의 소비 공간은 카멜레온이 주변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색깔을 바꾸듯 변신한다는 면에서 '카멜레존(Chamelezone)'이라 부를 수 있다. 카멜레존이란 특정 공간이 협업·체험·재생·개방·공유 등을 통해 본래 가지고 있던 하나의 고유 기능을 넘어서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공간의 재탄생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다른 업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하고,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하며, 첨단 IT기술을 장착해 온라인과 보완관계를 추구하기도 한다. 온라인으로 고객을 빼앗긴 오프라인 매장들은 다양한 혁신이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생존이 절실한 실정이다.
온라인과의 경쟁 속에서 오프라인은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것, 실제로 그 장소에 가야만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
* 나만 하더라도 예전과 다르게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생필품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오프라인 쇼핑의 성장률은 매우 낮지만, 온라인 쇼핑의 성장률은 매우 높다.
* 오프라인이 온라인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8. Emerging 'Millennial Family' 밀레니얼 가족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 엄마가 변한다.
밥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주고, 남는 시간은 자기계발에 투자한다. 엄마만의 변화가 아니다. 생활의 기본 단위인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탈며느리·탈시부모를 선언하고, 전통적인 고부갈등은 장서 갈등으로 모습을 바꾼다. 이러한 가족을 우리는 '밀레니얼 가족'이라 부른다.
어릴 때부터 물질적 안정과 디지털 기술의 수혜를 받고 자라 여전히 베이비붐 세대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해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산업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집안일을 가성비 있게 처리하고, 부부 사이엔 동반자적 의식을 지니면서도, 개인의 취미와 성취를 중시해 자기계발에 열심이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제 가정은 절대적인 희생을 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대충 만족할 수 있는 '적정행복'의 장소다.
20세기의 가족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신종족, 21세기형 밀레니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은 향후 다른 세대로 확산되어 한국 소비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밀레니얼 가족이 지향하는 삶의 모습을 심층적으로 탐구해 이를 뒷받침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나아가 이들을 단지 연령으로 구분하는 것에서 벗어나 '밀레니얼 라이프스타일'로 정의하고 이들이 꿈꾸는 삶의 모습을 먼저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 HMR 시장의 성장 이유가 1인 가구에도 있지만, 더 큰 요인은 '주부'이다. 이제는 식사를 준비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 그것을 줄여서 자기계발이나 가족과의 시간 등 개인시간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 밀레니얼 세대는 취직이 힘들고, 집값이 비싸고, 결혼이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들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기중심적이면서 동시에 여행과 같은 비용이 많이 드는 중요한 이벤트는 가족과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9. As Being Myself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남의 눈길은 중요하지 않다. 나만의 시선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흔히 한국 소비자는 타인지향성이 강하다고 알려져왔지만, 이제 자기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켜가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나랜드에 살고 있는 '나나랜더'들은 남의 시선, 사회의 통념에도 굴하지 않는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성세대가 의미 있다고 했던 삶에 반기를 들며 자기만의 무민(無+mean)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한다. 못생긴 것이 더 엣지 있다고 여기는 '어글리' 열풍은 이러한 변화의 한 증거다. 나나랜드를 찾고 있는 이들은 '다름'에 대한 수용력과 타인에 대한 인정과 이해도 또한 높다.
나에게 내가 가장 중요하듯 타인 또한 그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개개인의 '다양성'을 매우 중요시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이나 획일적인 규범을 거부한다.
'나나랜드'는 진정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정착한 기회의 땅이다. 이들은 기존의 아름다운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멋을 추구하며 때로는 못생기거나 약간 모자란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호를 가진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좀 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획인화된 규범과 관습을 거부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즉, 기존의 통념과 고정관념을 깨는 '신박한' 아이템이 '나나랜더'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 미코노미(Meconomy)
- 나를 뜻하는 'Me'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y'의 합성어로 '나를 위한 경제활동'을 의미.
* 나나랜드의 핵심은 의외로 40~50대 남성이다. 자녀들과 아내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기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엄청난 구매력으로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한다.
* 대한민국은 집단주의적인 문화가 많다. 하지만 그것의 반발 심리로 나온 것이 나나랜드이다. 이들은 '국가, 가정, 기업은 나를 위해 있는 것인데 왜 내가 그것들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성 역할에도 적용된다. '왜 여성은 날씬해야만 하고 예뻐야만 하는가?'에 대한 반발심리로 일반 모델과 다르게 약간 뚱뚱하고 평범한 외모의 모델들이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다.
10. Manners Maketh the Sonsumer 매너소비자
매너가 소비자를 만든다. 일부 소비자들의 직원에 대한 갑질이 늘어나면서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와 고객 갑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의 비매너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근로자들의 '감정노동 보호' 논란도 심화되고 있다.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 경쟁의 과열로, 기업이 근로자에게 고객에 대한 무조건적 맹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은 심리적 부조화를 겪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시달리며 정신건강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생산과 유통 현장에서 고객에 대한 무조건적인 친절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 매너와의 균형을 도모하자는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매너 이슈는 온라인 카페 등 신권련 소비 집단의 갑질 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no show) 문제와 너무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현지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도 개선해야 할 소비자 비매너의 주요 영역이다.
매너 있는 소비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갑질의 문화적 뿌리를 이해하고 신뢰 기반의 호혜적 거래관계를 확립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업은 대응 매뉴얼의 정착을 통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불합리한 소비자 비매너를 차단해야 한다.
* 바람직한 트렌드이다. 알바를 하다 보면 특히 40~60대 고객 중에서 블랙컨슈머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무조건 고객을 왕으로 모실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권리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사회와 개인의 성숙도를 판단하는 방법은 그 사회와 개인이 자신보다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 지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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