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매, 구글과 유튜브가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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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평소 자투리 시간에 다음카페 어플리케이션에 시간대별 인기글을 즐겨 본다. 최근에 가장 핫한 것들을 쉽게 알 수 있고 또 재미있기 때문이다. 보통 사진으로 된 짤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긴 글을 캡쳐한 사진들이 올라올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게시물에는 항상 댓글로 "너무 길다. 요약좀.." 이라는 요청이 달린다. 즉, 긴 글을 읽으며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아래와 같이 디지털 미디어가 사람들의 뇌를 집중하지 못하는 뇌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p. 18

  네트워크를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글을 좀 더 길게 쓰려고 집중할 때마다 거의 전투를 벌여야 한다.


- p. 251

  결국 수많은 전자책에 포함되어 있는 인터넷과의 연결은 장점보다는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지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디지털 치매』는 이처럼 디지털 기기의 사용으로 인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책이다. 런던의 택시기사들의 뇌를 연구한 결과 일반인들보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인 해마가 더 발달했다고 한다. 즉, 복잡한 런던의 길을 기억하려 노력하다 보니 해당 부위가 발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뇌도 근육과 같이 사용할수록 발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반대의 경우에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


  흔히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른다. TV를 보는 순간만큼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TV와 같이 디지털 미디어는 정보처리의 깊이를 얕게 한다. 이렇게 어떤 한 가지 사실정보를 보다 피상적으로 다룰수록 뇌에서는 보다 적은 수의 시냅스가 활성화되고, 이로써 학습이 보다 덜 이루어지는 결과가 빚어진다. 다시 말해서, 디지털 미디어를 많이 사용할 수록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힘들게 배우면 기억에 남는다. 키보드로 타이핑 하는 것보다, 손으로 힘들게 직접 쓰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눈으로만 읽는 것보다는 이렇게 힘들게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즉, 모든지 직접 해봐야 한다. 이는 학습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인 능력에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남들과 훌륭하게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실제로 더 자주 교감한다. 다시 말해서, SNS로 디지털 상의 피상적인 교감만 하는 사람보다 직접 현실에서 사람들과 교감하는 사람이 사회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뇌의 부위가 더 발달하는 것이다.



- p. 134

  뇌는 우리가 사용하지 않으면 수축한다. 이는 바이올린 연주, 도구 사용, 택시 운전, 또는 의대생의 예과 시험을 위한 학습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인 능력, 다시 말해 올바르 사회적 행동과 사회적인 감정이입을 위한 정신적 활동(사회적 사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능력)도 우리가 사회적으로 적극 활동하면서 해당되는 뇌의 센터들을 활용할 경우 특정 부위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 p. 138~139

  이뿐만 아니라 통계학적 방법을 통해 이러한 상관관계가 남들과 교감하는 능력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남들과 훌륭하게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실제로 더 자주 교감한다. (일반화시켜 말하자면, 운동을 잘하는 사람은 운동을 더 많이 한다. 이로써 이 사람은 운동을 더 잘하게 되고 근육도 더욱 발달한다.)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의 통제력을 빼앗아 가고 있다. 지하철에서 이제 사람들은 힘들게 책을 읽지 않고 편하게 스마트폰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들을 즐긴다. 많은 사람들(특히 남자들)은 밤새도록 게임을 하느라 수면 시간을 줄이고 있다. 인터넷으로 대학 과제를 할 때 30분이면 끝낼 과제를 실검 좀 보고, 페북 좀 보고, 인스타 좀 보고, 유튜브를 좀 보느라 3시간 동안 하고 있다. 성인도 이러한데 디지털 미디어의 폐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저자는 아이들로부터 최대한 스크린 미디어를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 할 것을 권한다. 언어 발달에 미치는 스크린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이 책 읽어주기의 긍정적인 효과보다 두 배나 강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지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뇌의 대부분이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는 점에서, 위험한 중독 물질을 주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까지 주장한다.



- p. 316~317

  인터넷 소셜네트워크는 사회적 행동을 저해하고 두려움과 우울증을 조장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에 대한 수많은 상반되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인터넷 이용은 적확한 정보 검색과 자기통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뇌 형성의 부족, 특히 주의력과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 부위의 형성 부족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우울증 심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뇌의 대부분이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는 점에서, 위험한 중독 물질을 주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상황이 이러할 진데 왜 아무도 이것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일까? 왜 아무도 이러한 일상의 '바보화'에 대해 항거하지 않는가? 저자는 그것이 바로 '돈' 때문이라고 한다. 디지털 제품들을 이용해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사람들과 특히 어린이들의 운명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일정 부분 이 주장에 동의한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평화무드를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방해하려고 하는 여러 나라의 군수업체들의 행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은 다 돈 때문이다!


  『디지털 치매』를 읽으며 나의 디지털 기기 이용 현황을 반성하게 되었다. TV, Youtube, Facebook, Instagram, 게임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최근 '디지털 디톡스'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우리는 많은 디지털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책을 읽으며 딘의 'Instagram'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복잡해~ 틈만나면 바뀌는게~ 관둘래~ 이놈에 정보화시대~". 딘의 외침처럼 너무 많은 디지털 미디어의 이용이 나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여러 실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 내용에 신뢰가 갔다. 7년 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책에서 나온 디지털 미디어 이용의 부작용들이 내가 어느 정도 겪어본 것들이라 더 크게 공감이 되었다. 디지털 미디어에서 벗어나 디지털 디톡스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만약 나에게 자녀가 생긴다면, 최대한 늦게 디지털 미디어를 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 이 책을 한 번 읽고 자신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실태를 한 번쯤 냉정히 되돌아 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고 계신 부모님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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