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사원이 해서는 안 되는 말들 -『말하는 법만 바꿔도 영업의 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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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세 겐, 『말하는 법만 바꿔도 영업의 고수가 된다』, 갈매나무, 2019

  『말하는 법만 바꿔도 영업의 고수가 된다』의 저자 와타세 겐은 어려서부터 낯가림이 심하고 말수가 적은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주)리크루트라는 회사에서 자신만의 영업 방식으로 입사 열 달 만에 전국 실적 1위를 달성한 사람이다. 필자 역시도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영업을 하고 있어서 작가의 책이 좀 더 와닿았고, 이 작가를 좋아하게 됐다.

 

  와타세 겐을 처음 접한 것은 『마음을 흔드는 영업의 법칙』이라는 책에서다. 『마음을 흔드는 영업의 법칙』에서 저자는 영업 상담의 4단계인 1) 아이스브레이킹 2) 히어링 3) 프레젠테이션 4) 클로징을 알려 준 바 있다(참고 : 고객의 신뢰를 얻는 영업 상담의 4단계 - 마음을 흔드는 영업의 법칙). 다시 말해서 '판매를 유도하는 말'을 알려 준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판매를 망치는 말'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아무리 판매에 도움이 되는 말을 많이 하더라도 판매를 망치는 말을 한마디라도 하게 되면 고객이 마음을 닫을 확률이 훨씬 높은데도 말이다.

 

  그래서 『말하는 법만 바꿔도 영업의 고수가 된다』에는 전작과는 달리 '영업 사원이 하면 안 되는 것'들을 알려준다. 

 

1. 신규 고객 방문 시 힘차고 밝은 목소리로 "수고하십니다."라고 하지 않는다.

 

  잘나가는 영업 사원은 신규 고객 방문 시 힘차고 밝은 목소리로 "수고하십니다."라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게 되면 고객은 그 밝은 표정에서 '영업 냄새'를 맡고 처음부터 상대방을 경계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건을 팔러 왔다는 기색을 내비치면 고객은 "왜 저렇게 실실거려? 분명히 뭔가 팔려고 온 거야."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닫고 니즈를 숨길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밝은 표정 대신에 진지한 표정으로 "잠시 여쭤보겠습니다."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방문 영업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는' 행위다.

 

  "잠시 여쭤보겠습니다. OO 때문에 힘든 분에게 효과적인 상품이 있는데 어떠신가요?"

  "잠시 여쭤보겠습니다. OO이 필요한 분에게만 상품 안내를 하고 있는데 들어보시겠습니까?"

 

  위와 같은 말을 통해 모든 사람이 아니라 자사 상품을 사줄 만한 사람에게 설명을 할 건데 당신이 그 대상에 들어가냐고 확인하는 것이다. 이처럼 '리서치'하듯이 자신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찾는 것이 방문 영업의 본래 목적이다.

 

2. 영업 사원이 하고 싶은 말만 하지 않는다.

 

  아무리 영업 사원이 말발이 좋다고 해도 자기 할 말만 하면 판매가 힘들다. 영업 사원은 나보다는 상대방이 이야기하게 유도해야 한다. 고객이 입을 열면 영업 사원에 대한 경계심이 풀려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사람은 말을 할수록 마음이 놓이고 긴장이 풀린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이를 아는 능력 있는 영업 사원은 '상대방이 중심인 화제'를 위주로 고객과 잡담을 나눈다.

 

3. 고객의 수요나 구매 계획을 바로 묻지 않는다.

 

  수요에 관한 질문이나 미래의 구매 계획부터 물어보면 고객은 정확하게 답하지 않는다. 솔직하게 대답하면 영업 사원이 집요하게 매달릴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영업 사원은 아래와 같이 과거->현재->미래 순서대로 묻는다. 단계별로 질문을 하여 고객의 경계심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1) 혹시 이 상품 써보신 적 있나요? (과거)

  2) 그렇군요. 지금도 사용하시나요? (현재)

  3) 아 해당 상품이 최근에 개선이 되었는데 혹시 관심이 있으신가요? (미래)

 

  다음으로 잘나가는 영업 사원은 고객의 말속에 숨겨져 있는 '진짜 수요'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서 고객에게 '이유'를 물어본다. 자꾸 캐묻는 것은 실례가 아니다. "왜", "어째서", "그 이유는" 등의 질문은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다는 증거다. 고객은 관심을 보이며 친근하게 다가가는 영업 사원을 신뢰한다. 깊이 있는 질문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받고 '진짜 수요'에 맞는 더 적합한 제안을 할 수 있다.

 

4. 좋은 말만 하지 않는다.

 

  거짓을 말하진 않았지만 영업 사원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좋은 말만 하면 진실하지 못하는 인상을 준다. 필자도 최근에 부동산 중개소에 전셋집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중개소장님이 이 아파트의 장점만 계속 이야기해서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그러므로 일단 고객에게 자신이 솔직한 사람이라는 점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영업 사원이 솔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는 한 방법은 '단점 토크'이다.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경쟁사의 것에 비해 뒤떨어지는 점을 고객에게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이 사람은 결점도 솔직하게 밝히네. 믿을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들면 영업 사원의 설명을 귀 기울여 듣게 된다.

 

  물론 단점 때문에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고객은 장단점을 모두 알아야 신속하게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오히려 이렇게 먼저 제품과 서비스의 단점을 먼저 말하면 고객은 불필요한 상담을 하지 않고 끝낼 수 있어 고마워한다. 반대로 장점이 많아도 솔직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면 효과가 반감한다. 어차피 알려야 한다면 먼저 말하는 편이 영업하기 쉽다. 당당하게 단점을 알려주자. 부정적인 정보는 아무리 숨겨도 결국 들킨다.

 

5. 강요하지 않는다.

 

  이제는 인정이나 동정으로 물건을 사주는 시대가 아니다. 고객은 불필요한 것은 사지 않는다. 고객에게 매달릴수록 상대방을 밀어붙이게 되고 고객은 더욱 단호하게 거절한다. 판매를 강요하는 영업은 오히려 마이너스이다.

 

  고객에게 거절당하면 순순히 돌아가는 것이 낫다. 뛰어난 영업 사원은 상대방에게 거절당했을 때 이렇게 말한다.

 

  "알겠습니다. 오늘은 돌아가겠습니다."

  

  그러나 그대로 돌아가진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고 저희 쪽도 신제품이 나올 수도 있으니 앞으로도 가끔 찾아뵙겠습니다. 괜찮으시죠?"

 

  이렇게 다음에도 방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간이 지나면 또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를 위해 우호적인 관계를 남겨두는 것이 뛰어난 영업 사원의 방식이다. 이처럼 다음에도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관계를 쌓으려면 '언제든 거절하셔도 됩니다.'라는 태도로 일관해야 한다. 왜냐하면 거절할 때마다 아쉬워하는 영업 사원은 고객들이 아예 만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6. 툭 하면 죄송하다고 하지 않는다.

 

  영업 사원은 툭 하면 죄송합니다라고 하지 않아야 한다. "죄송합니다."를 남발하면 어느새 그 사람은 고객보다 낮은 위치에 서게 된다. 즉 고객에게 우습게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바람직한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못하는 것은 "못합니다."라고 해야 한다.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불가능한 요구를 들을 때마다 사과할 필요가 없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어느 정도 그 형태가 정해져 있다. 고객의 요구에 항상 부응할 수 있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다. 그러므로 영업 사원이 할 일을 고객의 우선순위와 허용 범위를 파악하여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명확하게 전하는 것이다. 그런 뒤 현 상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납득시키는 것이다.

 

7. 모호하게 말하지 않는다.

 

  영업 사원은 "~가 아닐까요?"와 같이 모호하기 말하지 않아야 한다. 고객에게 확실하게 말했다가 나중에 사실이 다를 경우를 대비해 "~인 것 같습니다.", "아마 그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와 같이 말끝을 모호하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말투를 들으면 고객은 안심되기는 커녕 불안해진다. 정확한 정보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론 영업을 하다 보면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통 다른 부서와 논의를 한 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럴 때 영업의 고수는 이런 식으로 말한다.

 

  "기술직에서 확인해봐야 정확한 일정이 나오는데요, 확인하고 나서 오늘 중에 연락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주일 정도면 시생산을 시작합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고객에게 확실하게 일정을 알려주어 고객을 안심시킬 수 있다.

 

  영업을 잘하는 법을 알려 주는 책은 많다. 하지만 영업 사원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알려주는 책은 처음이어서 내용이 신선했다. 책에서 나오는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영업 사원이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평소 말수가 적은 내성적인 성격의 영업 사원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평소 말수가 적은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을 만날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말하는 법만 바꿔도 영업의 고수가 된다』에는 어떤 식으로 말을 해야 하고 어떤 식으로 말을 하면 안 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나와 있어서 실전에 적용하기가 좋다.

 

  또 평소에 말을 많이 하는 영업 사원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말을 많이 하다 보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실수를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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