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제 남편이 게임중독이라고요? - 게임 전문가들의 게임을 위한 변론
- 리뷰/책리뷰
- 2020. 7. 21. 06:00
『아니, 제 남편이 게임중독이라고요?』는 2019년 5월 25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지정한 것에 의문을 품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즉, 게임 중독 질병 코드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솔직히 말해서 필자는 책을 잘못샀다. 최근에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데스크탑을 팔고 게임 중독에 관한 책들을 샀다. 알라딘에서 검색을 하다 『아니, 제 남편이 게임중독이라고요?』를 발견했고, 제목만 보고 바로 샀다. 하지만 책을 펼쳐서 조금 읽다보니 이런.. 게임을 옹호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내용이 흥미롭고 책이 재미있어서 끝까지 읽었다.
이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주장은 세 가지이다.
1. 게임은 그냥 놀이 문화의 일종이다. 게임을 안한다고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하거나,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놀 시간에는 다른 걸 해서라도 놀게 되어 있다.
-p. 20
그런데 과연 나라는 사람이 PC방에 안 갔다고 그 시간만큼 독서실에 갔을지는 매우 의문이다.
- p. 21
우리나라 학생들이 PC방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축구를 하려고 하면 한 팀에 11명씩 22명이 필요한데, 그 애들이 어떻게 다 모이나. 하지만 게임은 2~3명만 모여도 할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똑같다. 술마시고 노래방 가서 논다. 다양한 놀이 문화나 여가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본다.
동의하지 않는다. 필자는 고1까지 여가시간에 하루 3시간~5시간씩 게임만하던 겜돌이었다. 그러나 고1 겨울방학때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칼럼을 읽고 이대로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2부터는 게임을 끊었다. 당시 어떻게 끊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끊어졌다. 그리고 고2때 반 15등 정도이던 성적이 반2등까지 올랐던 경험이 있다. (고3때 공부를 안해서 다시 확 떨어진건 비밀..)
다음은 최근의 사례다. 필자는 2020년에 초에 올해 독서 목표를 세우고 월별로 목표를 분할하여 관리하고 있다.
위는 2020년 필자의 월별 독서 목표 권수와 실제 독서를 마친 권수를 기록한 표다. 보면 알겠지만 1~2월과 5~6월에 독서량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정답은 게임이다. 1월에 중고나라에서 FM2019를 만원에 판다는 글을 우연히 발견해서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2월 말까지 하다가 새벽에 갑자기 현자타임이와서 지웠다. 그 결과 1~2월 독서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5월에는 에픽 게임즈에서 매우 공격적인 할인을 진행했다. 그 중에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레드 데드 리뎀션2'도 할인이 되어서 유혹에 못이기도 구입하게 되었다. 그 결과 5~6월 독서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게임을 안한다고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하지 않는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을 안하면 그만큼 더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투입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2. 게임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좋은 소재이다. 게임 하는 사람들끼리는 관심사가 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더 빨리 친해진다.
- p. 31
게임을 통해 만난 사람은 게임이라는 공통의 취미가 있기 때문에 관련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친해진다. 그뿐이다. 여행을 가서 친해지거나, 축구를 하다 친해지는 경우와 비슷하다. 만나게 된 계기가 게임일 뿐이고, 맛는 사람은 계속 친분을 이어나간다.
- p. 74
중학교 3학년 때 전학을 갔는데, 학기 중에 전학한거라 친구들 사귀기가 좀 어려웠다. 이미 친해져 있는 아이들이랑 어떻게 어울려야 할지 압박감도 들었다. 그래도 혼자 있는 건 싫으니까 어떻게 어울릴까 고민했는데, 남자 짝궁이 게임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 들을 때는 모르는 게임이었지만 집에 가서 찾아보고 해봤다. 게임을 해본 후 자연스레 짝꿍과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다른 친구들도 모여들어 다른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도 수월해졌다.
동의한다. 게이머들끼리는 좀 더 빨리 친해진다. 왜냐하면 '게임'이라는 공통의 주제로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게임 뿐만 아니라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게임만의 장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3. 게임은 종합 예술 작품이다.
- p. 81
Q. 게임을 왜 좋아하는가?
게임에는 정말 많은 게 담겨있다. 게임을 만든 나라마다 특색이 달라서 문화를 배울 수도 있고, 열심히 경쟁해야 하는 겡미에서는 승부욕을 느낄 수 있고, 느긋하게 스토리를 즐기며 감성적이 될 수 있는 게임도 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웅장한 사운드를 들으며 감동에 빠지게 만든는 게임도 있다. 정말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다양한 데다 게임의 장르도 무궁무진해서 안 좋아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만든이에 따라 여러 색깔을 가지는 종합예술이라 생각하고, 내 입맛에 맞는 게임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필자가 해본 게임 중 '더 위쳐3', '레드 데드 리뎀션2', 'GTA5'는 종합 예술 작품이라 불리기 손색이 없었다. 위 '작품'들은 웅장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배경, 웬만한 소설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게임 스토리, 캐릭터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배경음악, 게임 개발자의 장인 정신을 갈아넣은 디테일을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게임들었다.
위 게임들은 플레이하는 것은 또 다른 세계로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사람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무언가에 몰입해야 한다고 한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한 토익 스타강사 유수연씨는 일 년 중 한 번 3일정도 휴가를 내고 '해리포터 시리즈'를 몰아서 본다고 한다. 왜냐하면 3일 동안 해리포터의 세계에 푹 빠져 몰입하다보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와 같은 게임들은 일상을 잊고 몰입하기에 정말 좋은 게임들이라고 생각한다. 위 게임들은 엔딩이 존재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너무 오래 게임을 하게 될 위험요소가 적다. 또 위 게임들은 게임을 하는 동안 또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게임들이다. 게임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감탄을 하게 되는 게임이다. 따라서 게임은 종합 예술 작품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니, 제 남편이 게임중독이라고요?』의 몇몇 의견들에는 크게 공감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많이 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물론, 게임을 적절히 통제할 수만 있다면 게임은 정말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하루 1~2시간만 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취미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은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 멈추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이 단점은 정말 치명적이다. 필자는 게임 시간이 잘 통제가 되지 않는 사람 중 하나였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게임의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너무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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